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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해제문서 분석⓶] 中 “트럼프 득표 줄여 재선 막아라”… 바이든 캠프도 해킹
  • 김영 기자
  • 등록 2026-07-17 22:3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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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IA, 트럼프 지지 주·산업 겨냥 ‘관세·기업 계약·후원자 압박’
  • 유력 인사에 강연료·여행 편의… 비판 기자 금전 제공 의혹
  • APT31, 백악관·의회·사법부 이어 상대 후보 바이든 캠프까지 공격
백악관은 16일 밤(현지시간) ‘중국의 미국 유권자 데이터 취득과 악용’ 관련 비밀해제 문건들을 공개했다. 이 기사는 그중 ‘2018∼2020년 중국 관련 민감 정보보고’와 2020년 7월 작성된 CIA 세계정보검토(WIRe) 문건을 분석했다.<편집자 주>

중국의 미국 정치공작을 형상화한 이미지. 중국발 사이버 공격이 백악관과 의회 등 미국 권력기관을 겨냥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사진=한미일보 그래픽]

중국 공산당이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의 득표를 줄이고 재선을 막기 위해 기업과 정치자금 후원자, 유력 인사와 언론을 동원하려 했다는 미 중앙정보국(CIA) 보고가 공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계 국가 지원 해킹조직 APT31은 백악관과 행정부, 의회와 연방 사법부 관계자의 개인 계정을 겨냥하고 미국 유권자 데이터베이스와 여론조사회사에서도 정보를 수집했다. 공격 대상에는 트럼프의 상대 후보였던 조 바이든 캠프도 포함됐다.

 

중국은 트럼프의 정치적 지지 기반에는 관세와 기업 거래, 후원자와 언론을 이용한 압력을 가하고 미국의 권력기관과 차기 집권 가능성이 있는 캠프에는 불법적인 사이버 수단을 들이댔다. 미국의 현재 권력을 흔들면서 차기 권력의 정책과 인적 관계망까지 파고든 복합 정치공작이 16일 밤(현지시간) 비밀해제 문건을 통해 드러났다.

 

“득표 줄이고 트럼프 재선 막는 것이 목표”

 

CIA의 ‘2018∼2020년 중국 관련 민감 정보보고’에는 2018년 중반 중국 공산당이 트럼프에게 반대하는 미국 국내외 세력을 활용해 그의 득표를 줄이고, 사임시키거나 재선을 막는 정책을 추진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은 2018년 미국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이후 2020년 대통령선거 결과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움직인 것으로 보고됐다. 이를 위해 2016년 대선 결과를 분석해 트럼프를 지지한 주와 해당 지역의 주요 산업을 식별했다.

 

이어 이들 산업의 대중국 수출품에 관세를 부과하거나 수출에 불이익을 줘 경제적 손실을 발생시키고, 피해 기업과 업계 관계자들이 트럼프에게 정책 변경을 요구하도록 유도하려 했다는 것이 CIA 보고 내용이다.

 

문건은 중국의 궁극적 목표가 트럼프의 재선을 막는 것이었다고 적었다. 중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성을 불안 요인으로 판단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2019년에는 대선 결과를 좌우할 경합주에 추가 자원을 투입하고 트럼프 재선 캠프의 재정 후원자들에게 압력을 가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관세와 무역 보복을 단순한 경제 대응이 아니라 트럼프의 정치적 지지 기반을 흔드는 선거 수단으로 활용하려 한 것이다.

 

백악관이 공개한 CIA 비밀해제 문건. 왼쪽 문건에는 중국 공산당이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득표를 줄이고 재선을 막으려 했다는 내용이, 오른쪽 문건에는 중국계 해킹조직 APT31이 백악관·의회·사법부와 조 바이든 캠프를 겨냥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진=백악관 공개 문건 캡처] 기업 계약에 강연료·언론까지 동원

 

중국은 미국 기업과 유력 인사도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통로로 활용하려 했다.

 

CIA 보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중국에서 대규모 계약을 맺고 있는 미국 기업들을 이용해 기업 지도자들이 트럼프에게 등을 돌리도록 유도하려 했다. 중국 시장과 기업 계약을 지렛대로 미국 기업인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와 대중국 정책 변경을 요구하도록 만드는 방식이었다.

 

미국 고위 관리들에게 중국의 이해관계를 전달할 수 있다고 판단한 유력 인사에게는 중국 방문과 강연을 제안했다. 문건은 이들에게 상당한 강연료와 일등석 항공편, 숙박 편의를 제공했다고 적었다.

 

이 같은 방식은 싱크탱크 관계자와 학자, 전직 미국 정부 인사들에게 특히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됐다. 중국과 경제적 관계를 맺은 미국 기업과 인사들이 트럼프에게 관세 완화와 정책 변경을 요구하도록 만들려 했다는 것이다.

 

언론도 공작 대상이었다. CIA 보고에는 중국 정부가 트럼프를 부정적으로 보도해 온 미국 기자들을 찾아 돈을 주고, 트럼프에 관한 비판 기사를 더 많이 작성하게 하려 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목적은 트럼프가 다음 선거에서 패배하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다만 문건에는 접촉 대상 기자와 제시한 금액, 실제 지급 여부가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 정부가 트럼프 비판 기자에게 금전적 유인을 제공하려 했다는 CIA 첩보는 존재하지만 특정 언론인에게 실제 돈이 전달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백악관·의회·사법부까지 해킹 표적

 

중국의 정치공작은 경제적 압박과 금전적 유인에 그치지 않았다.

 

2020년 7월 1일 작성된 CIA 세계정보검토 문건은 중국이 미국 대통령선거 캠프의 대중국 정책을 파악하고 향후 정보수집 작전을 설계하기 위해 미국 정치권을 광범위하게 탐색했다고 평가했다.

 

문건에 따르면 APT31은 2018년부터 백악관 대통령실과 여러 행정부 기관의 고위 관계자, 의회와 연방 사법부 인사들의 개인 이메일 계정을 겨냥했다.

 

중국 측 사이버 행위자들은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미국 유권자 데이터베이스와 여론조사회사, 정치·비영리단체, 정치자금 모금자, 선거 캠프 자문조직에서도 선거 관련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평가됐다.

 

한 후보의 선거전략만 빼내는 단발성 공격이 아니라 미국 정치권의 인적 관계와 정책 결정 구조, 선거 관련 민간조직까지 장기간 지도화하려 한 사이버 정찰이었다.

 

미 법무부는 2024년 APT31 소속으로 지목된 중국인 7명을 기소하면서 이 조직을 중국 국가안전부 후베이성 국가안전청을 지원한 사이버 첩보조직으로 규정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APT31은 장기간 미국 정부 관계자와 정치인, 기업, 언론인과 중국 정부 비판자 등을 공격했다.

 

상대 후보 바이든 캠프도 공격

 

중국의 해킹 표적에는 트럼프의 상대 후보였던 바이든 캠프도 포함됐다.

 

CIA 문건에 따르면 APT31은 2020년 5월 바이든 캠프 관계자들이 사용하던 개인 지메일 계정에 추적 링크가 포함된 스피어피싱 이메일을 보냈다. 문건에는 후보 이름이 가려졌지만 공격 대상을 ‘전 부통령의 대선 캠프’라고 적었다.

 

구글도 같은 해 6월 중국계 APT31이 바이든 캠프 관계자들의 개인 이메일을 겨냥했다고 공개했다. 구글은 당시 중국계 APT31이 바이든 캠프를, 이란계 APT35가 트럼프 캠프를 각각 공격했으며, 공격이 실제 계정 침투로 이어졌다는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추적 링크는 계정 비밀번호 탈취에 실패해도 정보수집에 사용될 수 있다. CIA는 표적이 링크를 누르지 않고 이메일을 열어보기만 해도 계정이 실제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인터넷 접속환경과 운영체제, 소프트웨어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렇게 확보한 정보는 알려진 취약점을 곧바로 공격할 수 있는지, 별도의 악성코드를 개발해야 하는지 판단하고 후속 공격 대상을 좁히는 데 이용된다. APT31은 추적 링크를 통해 표적 네트워크를 지도화하고 캠프 관계자의 계정을 후속 정보수집 대상으로 선별하려 했던 것으로 평가됐다.

 


트럼프 흔들고 바이든 사찰하고


중국이 트럼프의 재선을 막으려 했다면 왜 상대 후보인 바이든 캠프까지 공격했는가.

 

중국의 목적이 단순히 바이든을 당선시키는 데 머물지 않았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정치적 기반은 흔들되, 집권 가능성이 커진 바이든 캠프의 대중국 정책과 핵심 참모진, 내부 의사결정 구조도 미리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두 공작이 동일한 지휘선 아래 진행됐는지는 공개 문건만으로 단정할 수 없다. 다만 중국이 같은 시기 트럼프의 정치적 기반을 흔들면서 미국 권력기관과 바이든 캠프를 불법적인 사이버 수단으로 파고든 사실은 분명히 드러났다.

 

트럼프는 흔들고 바이든은 들여다봤다. 기업에는 계약을, 산업에는 관세를, 유력 인사에게는 강연료와 여행 편의를, 언론에는 금전적 유인을 지렛대로 삼았다.

 

중국의 미국 정치공작은 단순한 사이버 첩보전이 아니었다. 해킹으로 권력 내부를 훑고, 관세와 기업 계약으로 정치적 압력을 가하며, 돈으로 유력 인사와 언론을 움직이려 한 국가 차원의 하이브리드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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